요즘 서울 거리를 지나다 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검은 벌레 한 쌍. 꼭 두 마리가 붙어서 날아다니고, 어디서든 떼로 보이는 이 곤충. 바로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녀석들이에요. 그런데 ‘러브버그’라는 이름, 도대체 어디서 온 걸까요? 영어로 말장난처럼 들리기도 하고, 왜 굳이 ‘러브’가 붙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 많죠? 이번 글에서는 러브버그 뜻과 이름의 유래, 생긴 배경을 쉽고 재밌게 풀어드릴게요.
‘러브버그’라는 이름의 뜻
사랑의 벌레? Love + Bug 조합이에요
러브버그(Lovebug)라는 이름은 영어 단어 그대로예요. ‘Love(사랑)’ + ‘Bug(벌레)’의 조합인데, 이들이 대부분 ‘짝짓기 상태로 짝지어 날아다니는 습성’에서 유래된 명칭이에요. 실제로 성충이 된 러브버그는 태어나자마자 이성을 만나 짝짓기를 하고, 교미 상태로 며칠을 함께 날아다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러브버그’라고 부르게 된 거죠.
공식 명칭은 따로 있어요
우리가 흔히 ‘러브버그’라고 부르는 이 곤충의 학명은 Plecia nearctica이고, 한국명은 ‘붉은등우단털파리’입니다. 꽤 낯설고 긴 이름이죠. 학술적으로는 ‘파리목-털파리과’에 속하는 곤충이에요. ‘러브버그’라는 이름은 그 행동 특성과 외형에서 일반인들 사이에서 붙여진 비공식 명칭이지만, 이게 너무 직관적이고 재미있어서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어요.
러브버그는 어디서 왔을까?
북미에서 처음 관찰된 곤충이에요
러브버그는 원래 미국 남동부 지역, 특히 플로리다, 텍사스, 루이지애나 같은 지역에서 많이 출몰하던 곤충이에요. 현지에서도 5월과 9월 사이, 일 년에 두 차례 대량 발생하는 시기가 따로 있었고, 이 시기를 ‘러브버그 시즌’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특히 자동차 범퍼나 유리에 시체가 덕지덕지 붙는 바람에 운전자들에겐 공공의 적으로 여겨졌죠.
한국에선 2018년 무렵 처음 확인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경 처음으로 개체가 발견됐고, 본격적인 대량 출몰은 2022년부터 시작됐어요. 유입 경로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중국→오키나와→한국으로 이어진 컨테이너선 또는 선박을 통한 이동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한국 기후에서도 적응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며, 최근엔 서울 도심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어요.
왜 두 마리가 꼭 붙어다니는 걸까?
이름의 핵심은 바로 ‘짝짓기 상태’
러브버그는 성충이 되면 짝짓기를 하면서 대부분의 수명을 보냅니다. 실제로 짝짓기를 시작한 수컷과 암컷은 평균 3일 이상 붙어 있는 상태로 이동, 식사, 비행을 모두 같이 해요. 이 모습이 너무 독특하고 강렬해서 ‘사랑을 붙들고 다니는 벌레’라는 의미로 러브버그라는 별명이 붙은 거죠.
짝짓기 도중에도 꿀을 같이 먹어요
더 놀라운 건 이 짝짓기 상태에서 꿀을 빨거나 잎에 앉아 쉬기도 한다는 점이에요. 둘이 붙어 있는 상태로 비행하기 때문에 몸의 균형이나 활동성도 낮은데, 그렇게까지 하면서도 짝을 유지하는 이유는 다른 수컷들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서입니다. 경쟁자가 많은 곤충 세계에선 진정한 순애보라고도 볼 수 있어요.
러브버그의 별명들
| 별명 | 사용 지역 | 유래 및 의미 |
|---|---|---|
| 러브버그 (Lovebug) | 미국, 한국, 일본 등 | 짝짓기 상태에서 짝을 지어 다니는 모습에서 유래 |
| 시멘트파리 | 한국 일부 커뮤니티 | 도심 건물 벽에 잘 붙어있고, 색이 회색빛을 띠어 붙은 명칭 |
| 짜증벌레 | 비공식 | 비주얼 및 떼 출몰로 인한 혐오감에서 유래된 속칭 |
러브버그는 해충일까? 익충일까?
생물학적으로는 익충에 가깝다
러브버그는 유충 시절 썩은 유기물을 먹으며 토양 정화에 기여하고, 성충이 되면 꽃의 꿀과 이슬을 섭취합니다. 사람을 물거나 병을 옮기지도 않기 때문에, 학문적으로는 익충으로 분류돼요.
하지만 시민들 인식은 ‘불쾌 해충’
다만 2024년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시민 86%가 러브버그를 해충으로 인식하고 있었어요. 이는 생태학적 기능과는 별개로, 외형적 혐오감과 대량 출몰이 불쾌감을 유발했기 때문이에요. 서울시는 결국 ‘유해성 도시해충’으로 별도 분류하여 조례까지 제정했죠.
정리: 러브버그 뜻은 결국 ‘붙어사는 삶’
러브버그라는 이름에는 단순한 번역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어요. 생애 대부분을 짝과 함께하는 이 곤충은, 누군가에겐 불쾌한 존재지만, 생물학적 입장에서는 순수하고 기능적인 존재이기도 하죠. ‘사랑을 붙잡고 날아다니는 벌레’라는 뜻 그대로, 러브버그는 지금도 공중에서 짝과 함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겁니다.